3. 창작

"그래서, 학생은 싫어하는 게 뭐에요?"

어느 날처럼 그 카페에 들러 냉커피를 주문했더니, 주인이 갑자기 그렇게 물었다.

"사실은 이 친구랑 인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며 지망생을 쳐다보자, 그녀가 말을 이어 받았다.

"소설의 등장인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 인물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그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싫어하는지를, 무얼 하고싶은지 또는 할 수가 없는지, 그런 것들을 말해야 하겠죠. 하지만 안나 카레리나의 표현을 빌리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대체로 비슷해요. 좋은 건 누가 봐도 좋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따뜻한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돈과 명예와 같은 것들. 누구나 마다하지 않죠. 제가 보기에 정말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건, 무얼 싫어하고, 무엇을 차마 견딜 수 없는지, 그리고..."

거기서 말이 끊겼다. 무언가 말하고 싶어하는데, 말로 잘 나오지 않는 모양인지 얼굴을 찌푸리며 고민하고 있다.

"뭘 싫어하냐고 물어보셔도 갑자기 떠오르지는 않네요. 음... 먼저 예시를 보여줄 수 있나요?"

주인이 건네주는 냉커피를 받으며, 나는 일단 차례를 넘겼다. 갑자기 얘기하려니 창피한 기분도 조금 들고.

"저는 사람이 싫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려워요. 사람들이 모이면, 다들 신나게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떠들지만, 저는 사실 할 말이 없어요. 그 사이에서 아무 말 없이 있으면, 다들 부담스러워 하니까, 저도 점점 힘들어지고, 결국 점점 사람을 피하게 되요. 그럴수록 더욱 할 말이 없어지고, 악순환이 계속되죠. 악의는 없어요.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런데도 저는 갈수록 외곽으로, 바깥으로, 자의인지도 타의인지도 모르게 나아가요. 그래서 가끔 생각해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모든 사람의 눈이 멀었듯, 모든 사람이 벙어리가 되어버린 도시가 있다면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의사소통은 몸짓으로, 그리고 정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을 쓰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제가 할 줄 아는 건 글을 쓰는 거고, 그래서 아마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걸 거에요."

소설가 지망생이 말했다.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받으면 나도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 

"저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것 같네요. 저는 말이죠, 주말이 싫어요. 불금이란 단어가 싫고, 주말에 무얼 했는지 큰 소리로 자랑하는 사람들도 싫고, 주말 어떻게 보냈냐고 아무 생각 없이 물어보는 사람들이 싫어요. 아마 근본적인 원인은 그쪽하고 비슷할 거에요. 사람 대하는 게 어렵고, 그래서 혼자 있다 보면, 보통 사람들이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주말과는 거리가 생겨요. 물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거나,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방에서 드라마나 만화를 보거나 하지만, 이렇게 주말을 보냈다고 사람들에게 얘기해 봐야, '재미없는 주말을 보냈구나' 같은 소리를 들을 뿐이에요. 평일에는 모두 학교에 가거나 일하러 가니까,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냥 제 할 일을 할 뿐이에요. 하지만 주말이 되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혹은 보낼 거라고 자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 다른 별 사람이 아닐까, 내가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는 게 아닐까,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래서 저는 주말이 싫어요."

어느새 지망생은 노트에 끄적끄적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설마 내 얘기를 소재로 쓰려는 건가? 에이 설마.

"솔직한 얘기 고마워요. 자료로 잘 쓸게요."

지망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모르게 창피한 얘기를 털어놓은 것 같아 쓰지 말라고 할까 하다가, 미소가 예뻐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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